[유로 PLAYER] ① 베일, 긱스도 못 쓴 웨일스 역사 쓴다

[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웨일스의 축구는 전통이 깊다. 1876년 처음 축구협회가 창립되었고, 이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축구협회와 함께 세계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축구협회다. 종구국은 아니지만, 영연방 국가 답게 축구에 대한 나름의 철학과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역사의 페이지들은 소박하다. 웨일스의 프로팀들이 프리미어리그로부터 시작되는 잉글랜드의 프로 부제 구조에 속해있는 것이 하나의 단면이다. 세계 무대에서의 성적은 초라하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는 1958년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출전했다. 유럽 무대 역시 장벽은 비슷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주최 유럽 선수권에는 놀랍게도 단 한 차례도 출전하지 못했다.

훌륭한 자원들은 일찌감치 웨일스를 떠나 잉글랜드, 스코들랜드 등에서 더 체계화된 유소년 교육을 받고 미래를 향한 도전을 지속한다. 이 과정에서 ‘조국’ 웨일스에 대한 소속감이 흐릿해지는 경우도 많다. 웨일스에서는 국가대표가 되어도 월드컵, 유로 선수권 등 큰 무대에 설 수 없다는 이유다. 반대의 경우 오히려 강한 소속감과 자부심, 애국심으로 똘똘 뭉친다. 올 여름 프랑스에서 웨일스의 꿈을 현실로 이루는데 선봉장 역할을 할 ‘웨일스의 살아있는 전설’ 가레스 베일(27) 역시 마찬가지다.

웨일스의 수도 카디프에서 태어난 베일은 또래 아이들과 마찬가지인 9세의 나이에 카디프시빌서비스FC의 유소년팀에 입단했다. 꿈은 축구선수였다. 당시 웨일스 유소년 선수들이 모두 동경하던 웨일스 출신의 전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는 라이언 긱스가 롤모델이었다. 유소년시절을 거치며 베일은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잉글랜드로 향했다. 9세부터 베일을 지켜본 사우샘프턴이 유소년 축구 교육을 책임졌다.

자연스럽게 사우샘프턴에서 데뷔했고, 토트넘홋스퍼를 거쳐 세계 최강 레알마드리드에 입성했다. 잉글랜드와 스페인에서 성공을 이룬 그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한 것도 있다. 조국. 웨일스다. 17세, 19세, 21세 이하 청소년 대표를 거쳐 2006년부터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10여년 동안 아니 평생 웨일스를 버리지 않고 쏟은 땀의 결과가 바로 ‘유로 2016’이다.

웨일스는 예선에서 6승 3무 1패로 벨기에에 이어 B조 2위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고 본선에 직행했다. 웨일스에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처음으로 유럽 무대에 올랐다. 예선에서 기록한 11골 중 무려 7골이 베일의 작품이었다. 베일은 10경기에 출전해 7골 2도움을 기록했다.

베일은 전천후 멀티플레이어다. 본인은 최근 최전방 중앙 공격수 자리를 원하지만 왼쪽, 오른쪽 윙어는 물론 중앙 미드필더, 오른쪽 미드필더로도 활약이 가능하다. 급한 경우라면 풀백도 소화 할 수 있다. 토트넘 시절 이영표의 백업 요원으로 활약했다.

웨일스에서는 처음 왼쪽 풀백으로 시작했지만 프로무대에서의 활약과 궤를 함께 했다. 왼쪽 미드필더를 거쳐 윙어로 올라왔다. 유럽 예선에서는 주로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했다. ‘해결사’ 역할이고, 대부분 경기에서 상대의 골망을 흔들었다. 물론 붙박이는 아니다. 함께 활약하는 동료들의 구성에 따라 활발하게 움직였다. 10번의 경기 중 중앙 공격수로 나선 것은 5회, 오른쪽 미드필더는 3회, 중앙 미드필더는 2회 출전했다.

크리스 콜먼 감독은 상대에 맞게, 혹은 베일과 함께 활약하는 공격 조합에 맞게 팀을 구성했다. 토마스 로렌스, 조지 윌리엄스, 샘 보크스, 롭슨 카누, 앤디 킹 등 가용한 자원들이 베일과 함께 꿈을 이루기 위해 나선다. 가장 위력적인 위치는 역시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가짜 9번’의 위치다. 또 하나의 포지션은 ‘정신적 지주’다.

물론 웨일스가 베일만의 팀은 아니다. 하지만 베일의 공백은 크다. 지난 3월 가진 북아일랜드, 우크라이나와의 친선 경기에서 웨일스는 각각 1-1 무승부, 0-1 패배를 기록했다. 베일과 함께 애런 램지가 출전하지 않았다. 1~2월 사이 겪은 허벅지 부상과 더불어 아내의 출산이 이유였다.

사실 베일에게 올 시즌은 최고의 한 해는 아니다.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다. 대표팀은 물론 소속 팀에서도 말이다. 그래도 확실한 해결사의 역할은 했다. 레알마드리드에서 올 시즌 ‘고작’ 17경기에 출전해 14골 9도움을 기록했다. 웨일스는 온통 베일을 바라보고 있다. 유럽 예선에서 베일의 존재를 통해 웨일스가 뽐낸 가능성은 곧 웨일스의 미래다. 본선에서 잉글랜드, 러시아, 슬로바키아 등과 한 조를 이뤘다. 첫 대결은 6월 11일 슬로바키아를 상대로 보르도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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